<탈취(奪取)>
광채가 뿜어져 나온곳은 다름아닌 소년의 몸통에 걸쳐진 갑옷이었다.
순백색의 황금갑옷이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야, 어때 죽이지?"
"와... 저거 다 금으로 된거야?"
"저기 들어가면 나도 받을 수 있는건가?"
어쩐지 사람들의 눈빛이 조금씩 변하는게 느껴졌다.
"그 천사뭐시깽인가 하는 사람이 마음에 드는걸로 가져가라던데?"
"공짜로?"
"ㅇㅇ 그래서 가장 비싸보이는걸로 가지고 나왔지! 흐흐... 이거 팔면 얼마나 하려나"
"야, 나 덕분에 들어간거니까 반띵이다?"
"ㅈㄹ 이거나 드세요 凸"
그때 맞은편에서 달려온 누군가가 전속력으로 소년에게 부딪혔다.
"바디 스트라이크"
-콰앙!
"으아아악! 뭐야!"
큰 소리를 내며 부딪힌 벽에서 나온 먼지가 희뿌옇게 눈앞을 가려 주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근처에 있던 소년의 친구는 피할 겨를도 없이 부딪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어떤 미친X이!"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괜찮아? 정신이 들어?"
"으... 아저씨 무슨일이에요?"
다행히도 친구로 보이는 아이는 팔과 다리에 찰과상만 입은 것 같았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 거기 남성분! 이 아이 좀 부축해주실래요?"
건물 외벽의 먼지가 가라앉자 바닥에 축 널브러진 소년의 모습과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흐흐흐... 이건 이제 내거야"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한 표정으로
그는 마치 무언가에 씌인 사람처럼
소년의 갑옷을 빼았아 자신의 몸에 걸쳤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경찰에 신고해야되는거 아니야?"
"저 아저씨 어디서 본것 같은데..?"
"다들 뭘 꼬나봐! 구경났어? "
이럴때일수록 침착해야한다. 우선 112에 신고부터-
"아저씨 미쳤어요? 지금 애한테 무슨짓이세요!"
어... 이건 김다솜 목소린데?
고개를 돌리자 아저씨를 매섭게 노려보는 다솜이의 모습이 보인다.
아휴. 저 참견쟁이는 언제 또 저기까지...
"시끄러운 아줌마는 절로 빠져,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뭐요? 아줌마...? 저 아직 26살이거든요?"
"26살이든 36살이든 내 알바 아니니까 저리 꺼지시라고 아.줌.마!"
어우... 쟤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인데
부들부들 떠는거보니까 또 목검 꺼내들겠구먼
"또, 아줌마라고... 한번 더 아줌마라고 하시면..."
"꺼지라고 아.줌.마."
-스릉
스릉? 목검에서 원래 저런 소리가 나던가?
"반월참(半月斬)"
-츠캉! 츠캉! 츠캉!
금속이 묵직하게 맞부딪히는 파열음이 울려퍼졌다.
"커헉! 허억... 이 아줌마가 죽을라고! 바디 스트-"
"반월참(半月斬)!"
-촤악.. 터엉!텅!텅!텅...터...ㅌ...
갑옷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낸 묵직한 금속음이 시끄럽게 울린다.
햐... 괜히 검도로 구대표가 된게 아니긴하네
정확하게 갑옷 어깨부분의 이음새만 잘라낸 솜씨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으윽... 이 아줌마가!"
"정말 끝까지..."
저건 좀 위험해보이는데? 이제 말려야-
시퍼런 칼날에서 섬뜩할정도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단죄의 검... 주살(誅殺)"
-쿠왕!!!
다행히도 다솜이가 저 인간을 반으로 갈라버리기 전에 낚아챘다.
"이거 놔! 죽여버릴거야!!!!"
"더하면 저 사람 진짜 죽어!"
"히이익... ㄱ.. 괴무..ㄹ"
아저씨는 외마디 비명을 내뱉으며 그자리에서 기절했다.
바닥에 새겨진 한뼘보다 조금 얇은 깊이의 칼자욱으로 노란색 물이 흘러내린다.
"어휴 많이 놀랐나보네..."
얼추 상황이 정리되자 한발늦게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곧 경찰들이 도착해 추궁을 받았지만
몇몇 시민들이 열심히 변호해주신 덕에 별 문제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기절한 그 아저씨가 절도 전과 10범이었다나 뭐라나
다행히도 아무도 죽은 사람 없이 다 잘 마무리 되는 듯 싶었다.
"다... 비켜! 저긴 내가 먼저 갈꺼야!"
이 소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니, 이 아저씨가? 누구 마음대로!"
몇몇 사람들이 상황이 정리되는 기색을 보이자 앞다투어 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윽고 주변에서 눈치를 보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문 안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곧 너나할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문 안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들어갈거야! 비켜"
"너나 비켜 이 자식아!"
"여러분 이러시면 안됩니다! 모두 진정들 하- 으아악!"
현장에 있던 경찰 몇 명이 상황을 진정시켜보려 했지만 오히려 인파에 밀려 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영롱하게 빛나는 황금 앞에서는 두려움이 탐욕으로 변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보다 쉬웠다.
"우리도... 들어가야하나?"
얘는 아까전만해도 죽이니 살리니 하더만 그새 괜찮아진건가?
"저거 가져다 팔면 비싸긴 하겠다. 그지?"
얘는 참 단순하단 말이야. 아까까지 누굴 죽이네 살리네 하더니만
그래도 금방금방 까먹어서 참 다행이야.
"강현, 내 말 듣고있어?"
"어 그럼그럼 듣고있지~"
"아닌것 같은데?"
"사람들이 다 가져가기 전에 우리도 빨리 가지러가자!"
"음... 알았어"
이럴때는 쓸데없는 말해서 맞는것보다 빨리 데려가는게 상책이지
문 근처로 손을 가져가자 마치 누군가가 팔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문안으로 강하게 끌어당겨졌다
"어..어.! 으아아!"
......
"뭐야 벌써 도착한거야? ㄹㅇ 개빨라!"
거대한 문에 빨려들어간지 체감상으로 채 10초도 지나지 않아 구름위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우리 말고도 어림잡아 수천명 이상은 되어보이는 인파들이 이미 줄지어 서있었다.
"그러니ㄲ... 우욱..."
이동의 후유증인가?
삼시세끼를 이태리 파스타만 먹었을 때보다 더 속이 울렁거렸다.
"야야, 괜찮어? 저녁먹고 왔으면 큰일 날 뻔했네"
"어후... 그래도 우리가 제대로 오긴 왔나보다, 저렇게 번쩍번쩍걸 보면"
멀리서도 단연 돋보이는 황금 궁전과 길게 늘어진 황금 성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뭔지 모르겠는데 일단 줄부터 서볼까?"
"저 앞까지 가서 확인해보는 것 보단 이게 더 현명한 선택이겠지?"
별 생각없이 황금을 가져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긴줄에 서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핏보아도 수백미터정도 되보일 정도로 간 줄이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우리 순서가 다가왔다.
성벽 근처까지 오자 황금으로된 테이블에 각각 2명씩 순백색의 날개를 단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천사들은 하나같이 웬만한 연예인 빰치는 외모의 소유자들이었다.
오... 천사는 저렇게 생겼구나
넋을잃고 한참을 바라보다 천사들 목소리에 또 한번 놀랐다.
"이 구슬위에 손을 올려주세요"
목소리조차 내 이상형이었다.
"천사님 혹시 남자친구 있으신가요?"
"아, 네~ 저희 천계법에 따르면 인간과의 연애는 금기사항이라서요~"
"뒤에 많은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니 조속히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이미 질리도록 들어봤다는 듯한 말투
뭔가 묘하게 기분나쁜 콤비네...
그나저나 앞에 사람들을 보니 황금빛에 가까울수록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는거지?
다솜이도 아깝게 중급이나왔으니까... 나도 그정도 되려나?
"그래도 기왕이면 가장 좋은걸로!"
두 눈을 질끈 감고 구슬과 손을 올리려는 순간... 어딘가 익숙한 알림창 소리에 눈을 떴다.
『축하합니다! 탐(貪)이 성공적으로 소화를 마치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조건을 충족하여 탐(貪)의 첫번째 권능 '탈취(奪取)'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라..?
『시전대상 확인 : '감정의 보옥(보급형)(Ex)'』
『대상의 스킬중 무작위로 한 가지를 '탈취'합니다. ※단 시전자와 대상의 레벨 차이에 비례하여 실패할 수 있습니다.』
『권능'탈취'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N』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못먹어도 Go지"
구슬과 손이 맞닿는 순간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탈취에 성공하였습니다! '진실의 눈(보급형)(Ex)'[A]스킬을 탈취하였습니다!』
잠시만... Ex등급이라고?
"어...라? 이 빛은..."
"네~ '하급'이시네요 아이템 선택은 우측 창고로 가시면 됩니다~ 다음분~"
"에이씨, 구슬이 빛나길래 혹시나 했는데... 괜히 기대했네"
"하여간 이런 뽑기운은 드럽게 없어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내편이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할뻔 했다...
만일 이 '진실의 눈'을 얻지 못했더라면 말이다.
"어라? 이거 구슬이 왜 이러지?"
+
'최후의 날'까지 남은시간 8710:25:12
사용 가능한 스킬 1개
+
『제1권능 : '탈취(奪取)'
쿨타임 : 24:00:00
소모마나 : 0
물체나 생명체를 대상으로 시전할 수 있으며 대상의 스킬 중 무작위로 한가지를 빼았아 올 수 있다.
같은대상에게 중복시전시 최초로 '탈취'한 시간으로부터 168:00:00지난 이후에 다시 시전할 수 있다.
※단 대상의 레벨이 시전자보다 높을 경우 확률이 크게 감소한다.
※중복되는 스킬을 흡수할시 낮은 확률로 스킬의 등급이 상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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